도서정보

제목 : 콩잎에 자리젓 - 오민숙 수필집
저자 : 오민숙	등록일 : 2014-02-20
출판사 : 선우미디어	출판일 : 201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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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3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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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정서장애 환자들을 글쓰기 요법으로 치료한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현실은 누구에게나 고달픈가 봅니다. 먹고살 만하니 그동안 잊고 지내던 고통들이 손끝의 가시가 되어 콕콕 찌르는 것일까요. 모두 바쁘다 보니 제 안의 말을 나눌 사람 없어, 머릿속에 맴도는 말들이 병을 유발하는지 모릅니다.
늦은 감은 있지만 갇힌 말들에게 길을 열어줌으로써 병증을 완화시키려는 치료법, 전향적인 방법이라 여겨집니다. 손끝의 가시 정도는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치부했는데, 하찮은 통각痛覺이 생활 전반을 훼손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일부 손을 들어준 셈이니까요.
글은 내게 어떤 의미일까 문득 궁금해집니다. 심신이 건강해지기 위해서 마음을 돌봐야 하는 시점인 것 같습니다. 글을 쓰는 분들께 폐가 될지 모르지만 내게 글쓰기는 일종의 자기 보고 내지는 자기 통각統覺의 기회랄까, 조금씩 드러내다가 용기를 얻어 다소 과한 노출을 시도해 봅니다. 드러냄을 위해선 미세한 통각痛覺들을 놓침 없이 끌어안아 지난한 통각統覺의 과정을 거쳐야겠지요. 온전한 드러냄이 순도 높은 진정성을 확보할 거란 희망을 품고.
서둘지 않겠습니다. 오랫동안 꼬였던 것들이 하루아침에 곧아지기란 미망 아닐까요. 통각痛覺의 실체를 알았으니 통각統覺을 향해 곧은 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 거란 믿음. 이것 또한 결혼 20주년의 저녁을 행복하게 하네요. 고단함 속에서도 간혹 위안되는 것, 통각痛覺의 근원을 나선형으로 파고들어 통각統覺의 길을 찾고자 글을 쓰는 것. 그저 그렇게 시시한 나의 하루입니다.
시인의 말이 또 하나의 통각痛覺으로 날아듭니다.
작가는 자기의 말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제 안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법을 아는 사람이다. 문학은 내 안의 수많은 나에게 말 걸기다.
2013년 봄

-'글을 열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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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숙(저자) : 저서 : 〈콩잎에 자리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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